연휴의 마지막날...
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알뜰 상품코너에 과일과 야채들이 꽤 많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연휴 전에 미처 팔리지 못한 아이들이 더운 날씨에 싱싱함을 잃어 알뜰상품 코너에 밀려 나온 듯 합니다.
언젠가 TV에서 다큐를 본적이 있는데 최소한의 돈을 가지고 한달동안 생활하는 내용이었어요...
그들은 유통기한이 이미 지났거나 임박한 식자재를 마트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공짜로 가져오는 방법으로 식자재를 조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과정을 통해 알게된 정말 놀라운 점은 엄청난 양의 멀쩡한 식자재들이 유통기한의 가이드에 걸려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하나의 상품이 만들어지기 위해 투입된 시간과 노력과 경제적인 가치가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것이었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보관하고 폐기처분하기 위해 무의미한 비용이 투입되고 쓰레기로 양산되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우유나 두부 같은 신선제품을 구매할 때, 항상 진열대의 안쪽을 뒤져 유통기한이 가장 멀게 남아 있는 것을 찾아내 마치 숨은 보물이라도 찾은 듯 의기양양하게 카트에 넣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다큐를 본 이후부터 마트에 가면 가장 앞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을 고르게 되었답니다. 모두들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내식구들에게는 제일 신선한 재료만 먹일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제일 앞쪽에 진열되어 있는 아이들은 결국 '간택'되지 못하고 폐기처분되어 질 것이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알뜰상품 코너에서도 약간 시들거나 상품성 떨어지는 아이들을 될 수 있으면 구매하려고 노력합니다. 가격이 싸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그것을 구매하여 사용하지 않으면 곧 폐기 처분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트의 알뜰코너에 생 무화과가 두박스 있었는데... 가격할인이 벌써 두번이나 되어 50% 할인된 가격이 붙어 있었습니다.
무화과는 쉽게 물러지고 곰팡이가 잘 피는데 안을 살펴보니 이제 막 물러지려고 하는 듯 했어요... 잼으로 만들기 비싸서 선뜻 구매하지 못했는데 잘됬다 싶어서 집어들게 되었답니다.
집에 와서 뚜껑을 열어보니 대부분 너무 멀쩡했는데 한 두개가 이제 막 곰팡이가 피려고 하더라구요...
이걸 재배해 수확하고 상자에 하나하나 곱게 포장하여 출하한 농부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그냥 폐기처분 되는 건 너무 마음 아픈 일인 듯 합니다.
배와 생강을 넣어 만드는 무화과 배잼.
[재료]
무화과 2kg
배 800g
생강 50g
레몬(여기서는 라임 사용) 2개
설탕 1.2Kg
소금 2ts
잼을 만들기 위해 무화과를 껍질 채 깨끗이 씻고 너무 무른 부분은 손질하여 둡니다.
약한 불에 올려 주걱으로 으깨 주면 과즙이 더 잘 나오면서 거친 퓨레상태가 되요...
불을 끈 뒤 잠시 두고...
배를 껍질 벗겨 잘게 썰어 줍니다. 사방 2mm 정도로 살짝 씹히는 맛이 들게 하는거죠...
분량의 생강을 갈아서 넣고...
레몬을 착즙하여 넣어 주는데... 집에 레몬은 없고 라임만 있어서 저는 오늘 라임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소금과 설탕을 넣은 뒤 재료를 모두 잘 섞어 한시간 정도 그대로 놔둡니다.
그리고 나서 약한불에서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저어주며 덥히다가 불을 세게 해서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 제거하고 바로 꺼줍니다.
세라믹이나 유리그릇으로 옮겨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둔 뒤 다음날 다시 한번 끓여 주면 완성이에요...
병을 소독하여 잼이 뜨거울 때 넣어 꺼꾸로 뒤집어 놓으면 진공상태가 된답니다.
완성된 무화과 배 잼...
오래 끓이지 않기 때문에 색과 향이 살아 있습니다.
무화과와 생강향이 의외로 아주 잘 어울리며 고급스러운 맛이 나는 잼이에요...
배와 무화과 씨가 살짝 씹히는 것도 기분좋은 식감이구요...
입맛 까다로우신 곰돌이 아빠께서 맛있다고 하시니 맛있는거 맞나봅니다... ㅎㅎ
설탕량은 무화과와 동량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제가 좀 조정하여 덜 달게 만들었으니 각자의 취향으로 설탕량은 조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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