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속초에서 "마이테이스트"를 시작한다.
수 십년 서울에서의 삶을 되짚어 보면 늘 바쁘고 할 일이 항상 끊임없이 대기 중...
미친 바쁨이 일상이 나날을 보내다가 비행기 타는 거 부담스러워 하시는 남편 덕에 동해안으로 가끔씩 바람 쐬러 가면 주로 설악산이 있는 속초에 갔었는데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더 자주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속초를 기점으로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속초 지리도 눈에 익고 아는 곳도 많아지면서 속초는 더이상 낯선 휴양도시가 아닌 친근한 동네가 되어갔다.
그러다가 영랑호 앞에 작고 예쁜 두 동짜리 집을 구하게 됐고... 그렇게 키를 받아들고 고3 수험생 아들의 짧은 여름방학동안 수양이나 시킬 겸 데리고 도착한 첫날 밤, 한 2년 정도 비어있던 곳이어서 오죽할까~~ 우선 여기저기 청소와 환기를 하고, 보일러는 연결을 못해 찬물에 샤워하고, 서울에서는 구경조차 못해 본 시커먼 모기와 싸우면서 앉아 있자니 고3 촬스가 집에 가겠다고 쓰러진다.
갑자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의 현타 오심.ㅋ
겨우 달래서 하룻밤 지났는데 아침에 일어나 테라스 밖에 울산바위가 펼쳐져 있는 영랑호의 자태를 보니 지난 밤의 불편한 마음이 모두 사라져버린다. 이런 비경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자각되면서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Tasty Life > MyT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밥도 실습이 필요해요~ (0) | 2018.10.02 |
---|---|
우렁각시 미역국 (0) | 2014.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