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동네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가 도토리묵을 좀 쑤었다고 갖다 주었습니다.
병원 원장선생님이라 무지 바쁠텐데 묵도 직접 쑤어 먹고 보통 야무진 친구가 아니랍니다~
묵에 거친 입자가 있으면서 마트에서 파는 묵보다 약간 쌉싸름 하지만 도토리 향도 많이 나고 부드러운 식감이 비할 바가 아니었어요...
마침 다른 친구가 준 유기농 밤도 있어서(요새 여기저기서 많이 조달 받네요~ ^^) 생밤을 얇게 저며 넣고 묵무침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곰돌아빠랑 묵무침에 생막걸리 한 잔 예약이네요~ 크...
[재료]
도토리묵 1모
깐 밤 5개
양파 1/2
미니오이 2개
오이맛 고추 2개
깻잎 10장
상추 4장
김 2장
고추가루 1큰술
간장 2큰술
가쓰오 간장 4큰술
맛술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1큰술
후추 약간
아침에 쑤어서 갖다 줬는데 저녁이 되니 묵이 탱탱해지면서 야들야들 합니다.
유기농밤인데 아직 햇밤이라 그런지 당도는 높지 않았지만 식감이 아삭아삭한게 정말 맛있었어요...
밤은 껍질을 벗겨 얇게 편으로 넓적하게 썰어 줍니다. 밤을 깐 다음 바로 썰어야지 물에 담갔다 썰면 밤이 깨진답니다.
양파도 채썰고 깻잎,상추도 약간 넓적하게 썰어줍니다.
오이는 미니스낵 오이로 2개를 준비했어요... 긴 오이 보다 더 아삭아삭 합니다.
고추도 오이맛 고추로 2개 썰어 주고요~
묵은 한입에 먹을 크기로 썰어 준비합니다.
다음은 양념장 만들기... 분량의 재료를 잘 섞어 주면 되요...
묵과 야채가 많기 때문에 이정도 양념으로 모자란 듯 할 수도 있지만 너무 양념장이 세거나 많으면 묵맛이 양념장에 가려집니다. 적당히 짜지 않게 양념장을 넣는게 본재료의 맛을 살려 주는 것 같아요.
양념장 반정도에 묵을 먼저 살살 묻혀 준다음 야채와 다 섞어서 묵이 부서지지 않게 슬슬 무쳐 줍니다.
마지막에 김을 깻잎 사이즈로 잘라서 살짝 버무린 뒤 접시에 예쁘게 담으면 끝~
큰 접시로 2접시 정도 나오는 분량이에요.
쌉싸름하고 향긋한 도토리 묵과 생밤이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곁들인 생막걸리는 금상첨화였구요~
도토리 묵에 생밤과 야채를 얹어 한입 먹으니 가을이 입안 가득 느껴집니다~
외국사람들이 정말 신기해 하는 것이 도토리묵을 쇠젓가락으로 집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젓가락 신공이지요...
잡기만 해도 부서지는 묵을 가느다란 쇠젓가락에 적절한 힘을 주어서 집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ㅎㅎ
우리나라 전통다과 중에 과일즙에 청포묵가루를 넣어 만드는 과편이라는 것이 있는데 보기에는 과일젤리 같지만 식감은 묵 같은 애가 있습니다.
이 과편을 먹을 때 생밤을 편썰어 과편 밑에 깔아 함께 집어 먹을 수 있게 하는데...
이렇게 생율과 함께 과편을 집으면 어렵지 않고 잘 집어진답니다...
도토리묵을 무칠 때 생밤을 편썰어서 같이 무친다음 묵과 함께 집어서 먹으면 묵도 쉽게 집어지고 맛도 아삭아삭하니 도토리묵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에요...
오늘은 친구 덕에 생밤 넣은 도토리묵 무침 한접시로 곰돌이 아빠와 즐거운 막걸리 타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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