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국...
많이 먹는 국인데도 제대로 맛내기가 쉬운 음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친정엄마가 음식을 잘하셔서 사실 결혼하기 전까지 별로 음식할 기회가 없었던지라...
결혼 후 막상 제가 해먹으려니 좀 막막하더라구요... 매번 친정에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그렇구요...ㅋㅋ
그래서 대충 눈썰미로 봐 두었던 대로 해보니 얼추 맛은 나는 것 같고... 또 음식을 해보니 나름 재미도 있었구요...
신혼 때 온갖 양념을 다 갖추어 놓고 이것 저것 실험 수준의 음식으로 신랑을 괴롭혔던 기억이 새록새록... ㅋㅋ
그렇게 요리 실력을 갈고 닦은게 아닌가 싶네요...^^;;
하여간... 그때 콩나물 국을 끓여 줬었는데 신랑이 너무 맛없다고 해서 온갖 육수로 정성스레 끓여 줬더니...
콩나물 국이 아니라 정체모를 국이라고 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저희가 자주가는 장충동 족발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콩나물 국이 너무 맛있다는 거에요...
맑은 콩나물 국인데... 감칠 맛이 나면서 시원하다고...
하루는 그 족발집에 족발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주방에서 콩나물 국 끓이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오~~ 콩나물 국의 비법을 제가 알아 냈지 모에요... 마법의 하얀가루가 한포대 들어가더라구요...ㅋㅋㅋㅋ
그래서 마법의 가루는 패스~
국은 재료가 많이 들어가야 맛이 있는데...
같은 국 2번 이상 먹기 싫어 하는 신랑 때문에 2인분만 끓이려니 무슨 맛이 있겠어요...
신랑의 잔소리와 까다로운 입맛 덕분에 지금은 적은 분량의 국도 제대로 끓이는 수준에 다다랐지만...
어쨌든 국은 지금도 잘 안 끓여 줍니다. 염분 섭취가 너무 많거든요...
콩나물 국은 육수를 내어 끓이면 콩나물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가 없답니다.
제가 신혼초 정성스레 육수를 내어 끓였더니... 무슨 국이냐고 물어보는 신랑의 입맛이 지금은 이해가 가죠...
콩나물 국은 콩나물만 가지고 국물을 내면 정말 시원한 콩나물 국이 되요...
콩나물 국의 주인공이 콩나물이어야 하는데 엉뚱한 맛들이 주인공의 맛을 가리면 안되겠죠...
[재료 4인분]
콩나물 1봉 (320g)
물 4Cup
소금 1/4 작은술
다진마늘 1/2 작은술
새우젓 1큰술
파 썬것
마트에서 유기농 콩나물로 한봉지 샀어요...
콩나물을 씻어서 냄비에 담고 물 4컵을 넣어 줍니다. 1인분에 1컵, 약 200ml 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물을 계량해서 담아보면 콩나물이 물위로 반이상이나 올라온 상태일 거에요...
이렇게 끓여야 진한 콩나물 육수가 우러 납니다.
소금 넣고 뚜껑 닫은 다음 끓여 주세요~
팔팔 끓으면 불 줄여서 10~15분분 정도 더 끓여 줍니다.
그 다음 뚜껑을 열어보면 콩나물이 숨이 팍 죽어 있죠... 국물은 노랗게 우러나 있구요...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을 넣어 줍니다.
마늘을 너무 많이 넣으면 마늘 맛이 많이 나서 조금만 넣어 주세요...
그리고 뜨거울 때 간을 딱 맞추면 식으면서 간이 강해지기 때문에 절대미각이 아니라면 약간 싱겁게 간하시길...^^;;
국물에 비해 콩나물 건지가 많아서 아래 사진 보다는 콩나물을 더 듬뿍 얹어서 먹기도 하고 나물로 무치기도 하는데...
나물용으로 삶는 거보다 푹 삶아서 콩나물로 먹기에는 숨이 너무 죽어있어요...
노랗게 잘 우러난 콩나물 국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고추가루 안넣고 깔끔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데 얼큰하게 드시고 싶으면 고추가루를 약간 넣으셔도 좋아요...
아니면 청량고추를 얇게 썰어 파대신 올리셔도 되구요...
여름에는 차게 식혀 시원하게 드셔도 맛있습니다.
콩나물만 가지고 끓이는 콩나물 국, 콩나물국의 진정한 주인공은 콩나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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